십장생도란 무엇인가 — 열 가지를 한 폭에 모은 그림

십장생도(十長生圖)는 오래 사는 열 가지를 한 화면에 모아 그린 그림입니다.

십장생도(十長生圖)는 오래 사는 열 가지를 한 화면에 모아 그린 그림입니다. 해·산·물·돌·구름·소나무·영지버섯·거북·학·사슴 — 이 열 가지가 한 폭에 함께 놓입니다.
열 가지 구성은 우리 것이다
장생을 비는 그림 자체는 중국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열 가지"로 묶어 정한 구성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중국에는 이런 형태로 굳어진 열 가지 목록이 없습니다.
기록으로는 고려 말 문인 이색(李穡)의 시에 십장생이 등장하는 것이 이릅니다. 새해에 십장생 그림을 받았다는 내용이 남아 있어, 적어도 고려 때에는 이미 이 개념이 자리를 잡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목록은 책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대나무·복숭아·달이 들어가기도 하고, 그러면 열을 넘기기도 하지요. 돌을 바위로, 영지버섯을 불로초로 부르는 것도 같은 것을 달리 이르는 말입니다. "열 가지"는 정확한 수량이라기보다 넉넉하게 다 모았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언제 걸던 그림인가
십장생도는 두 자리에서 쓰였습니다.
하나는 새해입니다. 한 해의 첫날에 걸어 두고 가족의 무탈을 빌었습니다. 궁중에서는 임금이 신하들에게 장생 그림을 나누어 주기도 했는데, 이렇게 연초에 주고받던 그림을 세화(歲畵)라 부릅니다.
다른 하나는 환갑 잔치입니다. 예순을 넘긴 어른께 드리는 그림으로 이만한 것이 없었지요. 여러 폭 병풍으로 만들어 잔치 자리 뒤에 둘러 세웠습니다.
민가에서는 그림뿐 아니라 베갯모·장롱·수저에도 십장생 무늬를 넣었습니다. 벽에 거는 그림을 넘어 살림살이 곳곳에 들어간 문양이었던 셈입니다.
열 가지가 놓이는 자리
십장생도의 구도에는 대체로 정해진 순서가 있습니다.
화면 맨 위에 해가 뜨고 그 곁에 구름이 놓입니다. 아래로 산이 겹쳐지며 뼈대를 만들고 그 사이를 물이 흐릅니다. 물가에는 돌이 놓이고 산자락에는 소나무가 섭니다. 소나무 그늘 아래 영지버섯이 돋으면, 그 주변으로 거북과 학과 사슴이 모여듭니다.
위에서 아래로 하늘·산·물·땅의 순서이고, 각각의 자리에 어울리는 것이 놓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십장생도는 목록을 나열한 그림이 아니라 하나의 풍경으로 읽힙니다.
열 가지가 한자리에
열 가지가 한자리에 모이면 그림은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하나의 산수(山水)가 됩니다. 해가 뜨고 산과 물이 자리를 잡고 짐승들이 모여드는 — 오래 살고 싶다는 바람을 풍경 하나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그림
십장생은 서로 짝을 지어 그려질 때가 많습니다. 이어서 읽으면 좋은 글들입니다.
- 십장생의 해 — 날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것 — 열 가지 중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합니다.
- 십장생의 사슴 — 영지를 물고 오는 짐승 — 열 가지가 서로 짝을 짓는 방식을 보여 줍니다.
- 송학도 이야기 — 소나무와 학, 십장생에서 둘만 골라 — 열 가지 중 둘만 뽑아 그린 그림입니다.
이 글의 그림들은 제가 만든 전연령 퍼즐 게임 「뚝딱 타일 맞추기」의 시작 화면 십장생도에 쓰인 그림입니다. 무료이고 인터넷 없이도 열립니다 — 살펴보기
발행 2026-09-23 · 최종 확인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