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화

십장생의 산 —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

십장생의 산 —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

십장생도에서 산은 화면의 뼈대입니다. 산이 장수의 상징이 된 것은 오래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신령 마루

십장생도에서 산은 화면의 뼈대입니다. 봉우리가 겹겹이 이어지며 그림의 구도를 잡고, 나머지 아홉 가지가 그 안에 자리를 얻습니다.

오래됨이 아니라 변하지 않음

산이 장수의 상징이 된 것은 오래되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한 생애 동안 산은 거의 달라지지 않습니다. 어릴 때 본 봉우리와 나이 들어 본 봉우리가 같지요. 그 변하지 않음이 곧 흔들리지 않는 마음에 비유되었습니다. 오래 사는 것과 한결같은 것이 같은 뜻으로 묶인 셈입니다.

그래서 산 그림에는 어른께 드리는 인사가 담깁니다. 태산처럼 든든하시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겹쳐 그려 깊이를 만든다

십장생도의 산은 하나가 아닙니다. 가까운 산은 짙고 또렷하게, 먼 산은 옅고 흐리게 그려 여러 겹으로 놓입니다.

이렇게 겹쳐 놓으면 평면인 종이에 깊이가 생깁니다. 서양 그림처럼 원근을 계산해서가 아니라 색의 짙고 옅음만으로 멀고 가까움을 만드는 방식이지요.

산의 굴곡을 따라 소나무가 서고 그 아래로 물이 흐르면, 나머지 십장생이 놓일 자리가 자연스럽게 정해집니다. 산이 뼈대라는 말은 그런 뜻입니다.

대표 그림

산

십장생도에서 산은 대개 화면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이어지며 전체의 골격을 이룹니다.

함께 보면 좋은 그림

십장생은 서로 짝을 지어 그려질 때가 많습니다. 이어서 읽으면 좋은 글들입니다.

  • 십장생의 돌 — 작은 산, 변치 않음의 짝 — 산과 같은 뜻을 작은 크기로 되풀이합니다.
  • 십장생의 물 — 끊이지 않고 흐르는 것 — 산과 물은 언제나 한 쌍으로 놓입니다.
  • 십장생의 해 — 날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것 — 산이 뼈대를 잡고 나면 해가 그 위 가장 높은 자리에 놓입니다.

같은 소재라도 어느 그림에 놓이느냐에 따라 뜻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민화를 보는 재미입니다. 한 폭만 보면 소재가 그저 장식 같지만, 여러 폭을 나란히 놓고 보면 옛사람들이 무엇을 즐겨 그렸고 무엇을 빌었는지가 드러납니다.


이 글의 그림들은 제가 만든 전연령 퍼즐 게임 「뚝딱 타일 맞추기」의 시작 화면 십장생도에 쓰인 그림입니다. 무료이고 인터넷 없이도 열립니다 — 살펴보기

발행 2026-08-26 · 최종 확인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