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리도(등용문) —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잉어

약리도(躍鯉圖)는 잉어가 폭포를 뛰어오르는 장면을 그린 그림입니다. '등용문'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약리도(躍鯉圖)는 잉어가 폭포를 뛰어오르는 장면을 그린 그림입니다. '등용문(登龍門)'이라는 말이 바로 이 그림의 이야기에서 나왔습니다.
용문을 넘으면 용이 된다
옛이야기에 용문(龍門)이라는 험한 물길이 나옵니다. 물살이 세고 낙차가 커서 어지간한 물고기는 넘지 못하는 곳이지요. 그런데 이 용문을 거슬러 뛰어넘은 잉어는 용이 된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는 것을 '등용문'이라 부르는 것이 여기서 왔습니다. 시험을 앞둔 이의 방에 이 그림을 걸어 두고 뜻을 이루기를 빌었습니다. 과거를 준비하는 집에서는 거의 필수에 가까운 그림이었지요.
아직 넘지 못한 순간
약리도의 구도에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잉어가 용이 된 모습을 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려지는 것은 언제나 아직 뛰어오르는 중인 잉어입니다. 몸을 활처럼 휘고 꼬리로 물을 차며 폭포 한가운데를 거스르는 순간이지요. 결과가 아니라 애쓰는 장면을 담는 것입니다. 그림을 받는 사람이 지금 그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부딪히는 물결과 바위가 힘을 보여 주고, 봄을 알리는 매화와 구름이 그 위를 덮습니다.
대표 그림

이 갈래를 대표하는 소재는 잉어입니다. 그 밖에 폭포·물결·바위·매화·구름 같은 것들이 함께 그려집니다.
함께 보면 좋은 그림
민화는 같은 소재를 여러 그림이 나누어 씁니다. 이 마당과 소재가 겹치는 곳들입니다.
- 운룡도란 무엇인가 — 구름을 헤치고 오르는 용 그림 — 「청룡 못」과는 구름·바위를 함께 씁니다.
- 송학도 이야기 — 소나무와 학, 십장생에서 둘만 골라 — 「솔학 언덕」과는 구름·바위를 함께 씁니다.
- 군마도 이야기 — 들판을 달리는 말 떼 — 「말달리는 들」과는 구름·바위를 함께 씁니다.
같은 소재라도 어느 그림에 놓이느냐에 따라 뜻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민화를 보는 재미입니다. 한 폭만 보면 소재가 그저 장식 같지만, 여러 폭을 나란히 놓고 보면 옛사람들이 무엇을 즐겨 그렸고 무엇을 빌었는지가 드러납니다.
이 글의 그림들은 제가 만든 전연령 퍼즐 게임 「뚝딱 타일 맞추기」의 「등용문」 마당에 쓰인 민화입니다. 무료이고 인터넷 없이도 열립니다 — 살펴보기
발행 2026-09-21 · 최종 확인 202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