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마도 이야기 — 들판을 달리는 말 떼

군마도(群馬圖)는 여러 마리의 말이 들판을 달리는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군마도(群馬圖)는 여러 마리의 말이 들판을 달리는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우리 민화에서 드물게 속도가 주제인 그림입니다.
의리와 활력
말은 예부터 의리와 활력을 뜻했습니다. 주인을 향한 충성스러운 모습과,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하는 짐승이라는 경험이 그 밑에 있습니다.
그래서 말 그림은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는 자리에 걸렸습니다. 장사를 하는 집이나 새로 무언가를 시작하는 자리에 어울렸지요. 여러 마리를 함께 그리는 군마도는 그 뜻을 더 크게 만듭니다. 한 마리가 달리는 것보다 떼로 달리는 편이 기세가 살기 때문입니다.
갈기가 날리는 순간
군마도를 그릴 때 화가가 가장 공들이는 부분은 갈기와 꼬리입니다.
말의 몸은 근육 덩어리라 형태가 단단하지만, 갈기와 꼬리는 바람에 날립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말이 서 있는지 달리는지가 결정되지요. 잘 그린 군마도는 말의 다리보다 갈기에서 속도가 보입니다.
흰 말은 그중에서도 귀하게 여겨 화면 한가운데에 둡니다. 버드나무와 구름, 풀과 바위가 들판을 채우고, 안장 하나가 놓이면 사람의 자리도 함께 그려집니다.
대표 그림

이 갈래를 대표하는 소재는 백마입니다. 그 밖에 버드나무·구름·풀·바위·안장 같은 것들이 함께 그려집니다.
함께 보면 좋은 그림
민화는 같은 소재를 여러 그림이 나누어 씁니다. 이 마당과 소재가 겹치는 곳들입니다.
- 운룡도란 무엇인가 — 구름을 헤치고 오르는 용 그림 — 「청룡 못」과는 구름·바위를 함께 씁니다.
- 송학도 이야기 — 소나무와 학, 십장생에서 둘만 골라 — 「솔학 언덕」과는 구름·바위를 함께 씁니다.
- 약리도(등용문) —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잉어 — 「등용문」과는 구름·바위를 함께 씁니다.
같은 소재라도 어느 그림에 놓이느냐에 따라 뜻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민화를 보는 재미입니다. 한 폭만 보면 소재가 그저 장식 같지만, 여러 폭을 나란히 놓고 보면 옛사람들이 무엇을 즐겨 그렸고 무엇을 빌었는지가 드러납니다.
이 글의 그림들은 제가 만든 전연령 퍼즐 게임 「뚝딱 타일 맞추기」의 「말달리는 들」 마당에 쓰인 민화입니다. 무료이고 인터넷 없이도 열립니다 — 살펴보기
발행 2026-09-15 · 최종 확인 202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