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아의 베 짜는 방 — 낮에 짜고 밤에 푸는 일

페넬로페의 베 짜는 방은 오디세우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벌던 자리입니다. 낮에 짜고 밤에 푸는 일을 삼 년 되풀이했습니다.

페넬로페의 베 짜는 방은 오디세우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벌던 자리입니다. 『오디세이아』는 트로이아 전쟁이 끝난 뒤 한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는 십 년을 다루는데, 이야기의 시작은 바다가 아니라 집에 남은 사람의 이 방입니다.
왜 낮에 짜고 밤에 풀었나
끝나지 않을 일을 만들어 재혼을 미루기 위해서였습니다.
주인이 오래 돌아오지 않자 그 집에는 재혼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페넬로페는 거절하는 대신 조건을 걸었습니다. 시아버지 라에르테스에게 드릴 수의(壽衣)를 다 짜면 그때 답을 하겠다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낮에는 베를 짰습니다. 밤이 되면 그날 짠 것을 다시 풀었습니다. 이 일을 삼 년 동안 되풀이했습니다.
거짓말을 한 것도 싸운 것도 아닙니다. 약속을 지키되 끝나지 않게 만든 것이지요. 힘으로 맞설 수 없는 자리에서 시간을 버는 방법이었습니다.
그 시절의 베틀은 어떻게 생겼나
고대 그리스의 베틀은 세로로 세운 틀이었습니다. 위쪽 가로대에 날실을 늘어뜨리고, 아래쪽 끝에 추를 매달아 팽팽하게 당기는 방식이지요. 흙을 구워 만든 추가 가장 흔했고, 그래서 오늘날 발굴 현장에서 이 추가 나오면 그 자리에 베틀이 있었다는 증거가 됩니다.
씨실을 감은 나무 북을 좌우로 통과시키며 한 줄씩 짜 나갔습니다.
짠 것을 되푸는 일이 가능했던 것도 이 구조 덕분입니다. 씨실만 조심스럽게 빼내면 날실은 그대로 남으니까요. 밤에 등잔 하나를 켜 두고 실을 되감아 실타래로 만들면, 이튿날 다시 같은 실로 짤 수 있었습니다.
실 한 올도 버리지 않는 그 셈이 이 방의 살림살이에 남아 있습니다.
대표 그림

이 장의 대표 그림은 베틀 추입니다. 날실을 팽팽히 당겨 두는 작은 추 하나가 삼 년의 시간을 벌어 주었습니다.
이어서 읽기
오디세이아의 이야기는 한 장씩 이어집니다. 앞뒤로 붙는 글들입니다.
- 오디세이아의 연꽃 섬 — 한 입에 돌아갈 곳을 잊는 열매 — 바다에서 처음 만나는 시험입니다.
- 오디세이아의 활 시험 — 도끼 열둘을 한 화살로 — 이 방의 기다림이 끝나는 자리입니다.
- 오디세이아의 외눈 거인 동굴 — 치즈를 만들던 살림 — 같은 항해에서 힘이 아니라 꾀로 빠져나온 곳입니다.
- 오디세이아의 세이렌 바다 — 듣지 않기로 정하는 용기 — 묶고 견디는 일이 다시 갈림길이 됩니다.
이 글의 그림들은 제가 만든 전연령 퍼즐 게임 「뚝딱 타일 맞추기」의 「베 짜는 방」 장에 쓰인 그림입니다. 무료이고 인터넷 없이도 열립니다 — 살펴보기
발행 2026-08-14 · 최종 확인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