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한 쌍을 108번 돌린 돔 — 네르비의 팔라체토 델로 스포르트를 3D로 다시 짓기

브로노우스키 『인간 등정의 발자취』 120쪽의 네르비 설계도를 재어 리브 규칙을 찾고, 로마 팔라체토 돔을 3D로 다시 지었습니다.
그림 한 장에서 멈췄습니다
제이콥 브로노우스키의 『인간 등정의 발자취』(바다출판사, 개정2판) 3장 「돌의 결」을 읽고 있었습니다. 이 장은 사람이 돌더미를 대성당으로 바꾼 방법을 따라갑니다. 돌을 결대로 쪼개고, 중력을 거스르지 않고 이용하고, 아치와 버팀벽을 발명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브로노우스키는 과학의 발견도 조각이나 건축과 같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재료 안에 있는 것을 더듬어 찾는 분석과, 찾은 것을 새 형태로 묶는 종합이 함께 있어야 발견이 된다는 것입니다.
120쪽에 그림이 하나 있습니다. 그림 46,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가 로마의 팔라체토 델로 스포르트를 위해 그린 설계도입니다. 둥근 테두리 안에 곡선 수백 개가 엇갈려 그물을 이루고, 바깥에 Y자 모양 받침이 빙 둘러 있는 평면도입니다. 그림 설명은 돔을 아치의 한 종류, 곧 아치를 한 바퀴 돌려 만든 것으로 소개합니다.
저는 이 설명에서 멈췄습니다. 아치를 돌리면 돔이 된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건물의 천장에는 아치가 아니라 서로 엇갈린 곡선이 수백 개 그려져 있습니다. 건축에서는 이런 곡선을 리브(rib)라고 부릅니다. 리브는 갈빗대라는 뜻으로, 얇은 천장 안쪽에 덧붙여 튀어나오게 만든 가늘고 긴 보강 띠입니다. 종이 한 장은 흐늘거려도 접어서 골을 내면 빳빳해지듯, 리브는 두께가 몇 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돔을 단단하게 합니다. 이 곡선들은 어떤 규칙으로 그은 것일까. 규칙을 알면 같은 돔을 다시 지을 수 있을까. 이 글은 그 두 물음을 따라간 기록입니다.
결과물부터 보여 드립니다. 아래 그림은 제가 찾은 규칙만으로 다시 지은 돔을 경기장 바닥에서 올려다본 모습입니다.

1. 어떤 건물인가
팔라체토 델로 스포르트는 1960년 로마 올림픽을 앞두고 1956~1957년에 로마 북쪽 플라미니오 지구에 지은 실내 경기장입니다. 팔라체토(palazzetto)는 지명이 아닙니다. 궁이나 큰 공공건물을 뜻하는 팔라초(palazzo)에 「작은」을 뜻하는 꼬리말이 붙은 말이라, 이름은 「작은 스포츠 궁」, 곧 실내 경기장이라는 뜻입니다. 같은 올림픽을 위해 네르비가 로마 남쪽 EUR 지구에 더 큰 실내 경기장 「스포츠 궁(Palazzo dello Sport)」을 지었기 때문에, 그와 구별하려고 작은 쪽을 팔라체토라고 불렀습니다. 발주처는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CONI)였습니다. 건축가 안니발레 비텔로치가 건물을 설계했고, 구조 기술자 네르비가 지붕 구조를 맡았으며, 네르비의 회사가 지었습니다.
지붕은 지름 약 60m의 낮은 돔입니다. 돔은 미리 만든 콘크리트 판 1,620개를 맞춘 뒤 그 사이에 콘크리트를 부어 만들었습니다. 판의 가장자리가 위로 꺾여 있어서, 판을 늘어놓으면 판 사이에 홈이 생기고 거기에 부은 콘크리트가 그대로 리브가 됩니다. 리브 하나는 폭 약 5cm, 깊이 약 15cm입니다. 돔 둘레는 Y자 모양 받침 36개가 비스듬히 떠받칩니다. 영어판 위키백과는 돔을 40일 만에 올렸다고 적고 있습니다.


2. 설계도는 어디에 있나
책의 그림을 보고 원래 설계도부터 찾았습니다. 네르비 사무소의 기록은 두 갈래로 나뉘어 있습니다.
- 파르마 대학교 CSAC: 네르비의 도면 약 37,000장이 있습니다. 시공사 문서 번호로 이 건물은 3870번입니다. 돔 철근(1957년 1월), 기초 고리(1956년 7월), 돔용 미리 만든 판 「2~12형」(1956년 9월) 실시설계 도면이 이곳 소장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 로마 MAXXI 국립 21세기 미술관: 사진과 문서가 중심이고, 이 건물 도면은 3장입니다.
- CONI 역사기록보관소: 1957년 실시설계 평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 국가중앙기록원: 건축가 비텔로치의 기록을 사들였습니다.
원도를 직접 볼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책의 그림 46과 같은 평면도가 로마 라 사피엔차 대학 건축학과의 자료 사이트 ArchiDiAP에 실려 있어서, 그 그림을 재기로 했습니다.
3. 리브 평면도를 재다
그림은 가로세로 500픽셀입니다. 크기가 작아도 규칙을 찾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 중심을 찾습니다. 가운데 구멍(채광창)의 테두리에 원을 맞췄습니다.
- 그림을 둥글게 펼칩니다. 중심에서 반지름을 0.1픽셀씩 늘려 가며, 원둘레를 따라 4,096곳의 선 농도를 읽었습니다.
- 리브 수를 셉니다. 원둘레를 따라 읽은 농도에서 가장 강하게 반복되는 주기가 108이었습니다. 시계 방향 리브 108개, 반시계 방향 리브 108개라는 뜻입니다. 108은 Y자 받침 36개의 세 배라서, 받침 하나가 맡는 10° 구간에 한 방향 리브가 정확히 세 개씩 들어갑니다. 리브는 가운데로 갈수록 촘촘해질 뿐 중간에 끊기지 않습니다.
- 교점 고리를 찾습니다. 두 방향 리브는 일정한 반지름마다 서로 만납니다. 그 반지름 13곳을 찾았고, 한 고리에서 다음 고리로 갈 때 리브 한 가닥은 1.67°(108분의 180°)씩 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제 물음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반지름이 늘 때 회전각은 어떻게 늘어나는가. 이것이 곡선의 종류를 정합니다.
후보는 셋이었습니다. 반지름이 일정하게 늘면 아르키메데스 나선, 일정한 비율로 늘면 로그 나선, 그리고 원호입니다. 로그 나선은 해바라기 씨처럼 어디서나 같은 모양의 칸을 만드는 곡선이라 처음에는 가장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결과는 달랐습니다. 교점 고리 사이 간격은 안쪽에서 바깥으로 갈수록 조금씩 좁아졌습니다. 로그 나선이라면 반대로 넓어져야 합니다. 아르키메데스 나선이라면 간격이 일정해야 합니다. 줄어드는 기울기까지 따라간 것은 원호 하나였습니다.

| 후보 곡선 | 13개 고리 반지름의 평균 오차 |
|---|---|
| 원호(돔 중심을 지나는 원) | 0.14픽셀 |
| 아르키메데스 나선 | 0.64픽셀 |
| 로그 나선 | 4.2픽셀 |
원호 모형으로 리브 216개를 다시 그려 원래 그림 위에 겹치면, 모형 위의 점 가운데 95.8%가 실제 선 위에 떨어집니다. 아무렇게나 찍은 점이면 39%입니다.
4. 한 가닥을 긋는 법
잰 값을 정리하면 리브 한 쌍을 긋는 법은 세 단계입니다. 치수는 Y자 받침 꼭대기를 지름 61m 원으로 놓고 환산한 값입니다.
- 돔 중심에서 바깥으로 약 8.3m까지 곧은 선을 긋습니다.
- 그 끝에서 원호를 하나 긋습니다. 이 원은 돔 중심을 지나고 지름이 약 50m입니다. 같은 원호를 곧은 선에 대해 뒤집어 하나 더 긋습니다.
- 이 한 쌍을 3.33°(360°의 108분의 1)씩 돌려 108번 복사합니다.


원호이므로 리브와 반지름 방향이 이루는 각은 바깥으로 갈수록 커집니다. 곧은 선이 끝나는 곳에서 약 10°, 가장자리에서 약 32°입니다. 그래서 가운데는 꽃잎처럼 방사형이고, 바깥으로 갈수록 리브가 누워 마름모가 통통해집니다. 가운데 마름모는 세로가 가로의 다섯 배 넘게 길고, 가장자리 마름모는 두 배가 안 됩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가운데로 갈수록 촘촘해지는 그물」이 이것입니다.
5. 돔은 아치를 돌린 것
규칙을 찾고 나서 120쪽 그림 설명을 다시 읽었습니다. 아치를 돌려 돔을 만든다는 말이 이 건물에서는 비유가 아니었습니다. 평면도 자체가 회전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리브 한 쌍을 정하고, 그것을 108번 돌린 것이 이 천장의 전부입니다.
회전으로 그린 덕분에 생기는 것이 있습니다.
- 부재의 종류가 적습니다. 108겹으로 돌린 무늬이므로 같은 고리에 놓인 마름모 108개는 모두 모양이 같습니다. 부재 종류의 수가 고리 수와 같아집니다. 1,620은 108 × 15이고, CSAC의 도면에는 「2~12형」이라는 판 번호가 나옵니다. 고리마다 한 종류라는 짐작과 어긋나지 않습니다. 다만 1,620개가 모두 마름모인지, 가장자리 삼각형이 섞였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긋기 쉽습니다. 모든 리브가 반지름 하나짜리 원호라서 컴퍼스 하나로 그을 수 있고, 현장에서도 반지름과 각도만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로그 나선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 틀 하나로 반복합니다. 판을 돔의 10° 구간을 본뜬 틀 위에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10°는 리브 간격 3.33°의 세 배라서, 한 틀이 받침 하나와 리브 세 쌍을 정확히 담습니다.
브로노우스키가 이 장에서 말한 분석과 종합을 저는 이렇게 겪었습니다. 그림을 재는 동안은 분석이었습니다. 재서 얻은 규칙으로 돔을 다시 짓는 일은 종합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지어 보고서야 규칙이 맞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6. 3D로 다시 짓기
평면 규칙을 실제 돔 위에 올렸습니다. 돔은 반지름 약 68m인 구의 일부(높이와 지름의 비가 약 7 : 61)로 놓고, 평면의 리브 곡선을 구면 위로 수직으로 올린 뒤 면 아래로 리브를 내렸습니다. 바깥 고리에서 테두리까지는 받침점 사이가 아치로 올라간 접힌 띠로 만들고, 각 리브의 끝을 가장 가까운 받침점으로 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Y자 받침 36개를 세웠습니다.

모형 페이지에서는 다음을 할 수 있습니다.
- 밖에서, 안에서, 위에서(평면), 단면 네 시점으로 봅니다. 끌어서 돌리고 휠이나 두 손가락으로 확대합니다.
- 리브 수(72·108·144), 원 지름, 곧은 선의 길이, 리브 깊이, 테두리 아치 높이를 바꾸면 그 자리에서 다시 짓습니다. 원 지름을 줄이면 리브가 더 많이 돌고, 리브 수를 72로 줄이면 그물이 성겨집니다.
7. 확인하지 못한 것
- 제가 잰 그림은 『인간 등정의 발자취』가 네르비의 설계도로 싣고 있는 그림입니다. 원서는 1973년에 나왔으니 컴퓨터로 다시 그린 그림은 아닙니다. 다만 ArchiDiAP에는 출처 표기가 없어서 원도의 어느 장을 옮긴 것인지는 모릅니다. 같은 건물을 3D 프로그램으로 모델링하는 이탈리아의 강좌도 「중심에서 10m 곧은 선, 그 끝에서 원호 두 개, 108개 회전 복사」로 설명하는데, 아마 같은 그림을 보고 만들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지은 돔의 리브가 이 평면도와 똑같은지는 CSAC의 실시설계 도면이나 실측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 모형에서 측정값은 리브 평면 규칙뿐입니다. 테두리 높이, 접힌 띠, Y자 받침의 모양, 관람석은 사진을 보고 정한 근삿값입니다. 리브도 보이게 하려고 실제(깊이 약 15cm)보다 깊게 그렸습니다.
- 이 리브를 「힘이 흐르는 선」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는 글이 있습니다. 그러나 둥근 돔이 자기 무게만 받을 때 힘은 자오선과 위도선 방향으로 흐릅니다. 엇갈린 리브는 그 방향과 다릅니다. 저는 엇갈린 리브가 바람이나 한쪽으로 쏠린 하중에 대한 강성을 고르게 높인다고 읽는 편이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이것은 일반 역학에 기댄 제 해석이고, 이 건물을 다룬 문헌에서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출처
- 제이콥 브로노우스키, 『인간 등정의 발자취』, 김은국·김현숙 옮김, 바다출판사, 개정2판, 2023, 3장 「돌의 결」, 117~121쪽(그림 46은 120쪽).
- ArchiDiAP: Palazzetto dello Sport — 분석한 리브 평면도와 CSAC 소장 도면 도판.
- Tullia Iori, 「Pier Luigi Nervi. Due fondi storici, un archivio digitale」 서문, Electa·CSAC, 2024 — 도면 소장처, 문서 번호 3870.
- AAA/Italia: CONI 온라인 전시 — 1957년 실시설계 평면도.
- CorsiRhino: Palazzetto dello Sport 모델링 강좌 — 10m 곧은 선, 원호 두 개, 108개 회전 복사.
- Wikipedia: Palazzetto dello Sport — 판 1,620개, 40일 만에 올린 돔.
- 위키미디어 공용: Palazzetto dello Sport (Rome) — 사진 두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