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과 참외 그림 — 여름 밭의 넉넉함

수박·참외를 그린 그림은 여름 밭의 소출을 담은 민화입니다.

수박·참외를 그린 그림은 여름 밭의 소출을 담은 민화입니다. 초충도와 소재가 겹치지만, 이쪽은 벌레보다 열매가 주인공입니다.
씨가 많은 열매
수박과 참외가 그림에 자주 오른 이유는 맛 때문만이 아닙니다. 씨가 많기 때문입니다. 석류·포도와 마찬가지로 자손이 잘되기를 비는 뜻이 담겼습니다.
특히 수박은 반으로 갈라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붉은 속살과 검은 씨가 또렷하게 대비되어 보기에 시원하고, 씨가 많다는 것도 한눈에 드러나기 때문이지요. 먹음직스럽게 그리는 것 자체가 그림의 목적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쥐가 갉아 먹는 장면
이 갈래의 그림에서 재미있는 것은 쥐가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잘 익은 수박 한쪽을 쥐가 몰래 갉아 먹고 있는 장면이 흔히 그려집니다.
곡식을 축내는 쥐를 굳이 그려 넣은 것이 뜻밖입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그림이 살아납니다. 완벽하게 차려진 정물이 아니라 밭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 되기 때문이지요. 민화의 여유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오이와 가지가 덩굴에 매달려 밭의 다른 소출을 채웁니다.
대표 그림

이 갈래를 대표하는 소재는 수박입니다. 그 밖에 참외·오이·가지·쥐·덩굴 같은 것들이 함께 그려집니다.
함께 보면 좋은 그림
민화는 같은 소재를 여러 그림이 나누어 씁니다. 이 마당과 소재가 겹치는 곳들입니다.
- 책거리(책가도)란 무엇인가 — 조선의 서재를 통째로 그린 그림 — 「책거리 사랑방」과는 수박을 함께 씁니다.
- 초충도란 무엇인가 — 발밑의 작은 것들을 그린 그림 — 「풀벌레 들」과는 오이를 함께 씁니다.
- 소서(小暑) — 작은 더위와 장맛비 — 참외가 익는 절기입니다.
같은 소재라도 어느 그림에 놓이느냐에 따라 뜻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민화를 보는 재미입니다. 한 폭만 보면 소재가 그저 장식 같지만, 여러 폭을 나란히 놓고 보면 옛사람들이 무엇을 즐겨 그렸고 무엇을 빌었는지가 드러납니다.
이 글의 그림들은 제가 만든 전연령 퍼즐 게임 「뚝딱 타일 맞추기」의 「넝쿨 밭」 마당에 쓰인 민화입니다. 무료이고 인터넷 없이도 열립니다 — 살펴보기
발행 2026-09-10 · 최종 확인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