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도 이야기 — 서리가 내린 뒤에 피는 꽃

국화도는 늦가을의 꽃을 그린 그림입니다. 국화가 사군자에 든 이유는 향이나 빛깔이 아니라 피는 때에 있습니다.

국화도는 늦가을의 꽃을 그린 그림입니다. 국화가 사군자에 든 이유는 향이나 빛깔이 아니라 피는 때에 있습니다.
다 진 다음에 핀다
국화는 서리가 내린 뒤에야 활짝 핍니다. 봄꽃과 여름꽃이 모두 지고,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무렵에 홀로 피어납니다. 그래서 국화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마음에 비유되었습니다.
매화가 봄, 난초가 여름을 대표한다면 국화는 가을입니다. 사군자가 매화·난초·국화·대나무 순으로 놓이는 것은 봄·여름·가을·겨울 네 계절의 차례이기도 하고, 시작과 끝을 함께 보여 주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울타리 아래의 국화
민화의 국화는 화려하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대개 울타리 아래 소담하게 핀 모습입니다. 마당 한구석, 살림집 담장 밑이 국화의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들녘의 작은 들국화를 함께 그려 넣으면 화면에 넓이가 생깁니다. 꿀을 찾아온 벌 한두 마리를 더하면 가을볕의 따뜻함까지 살아납니다. 국화 그림이 쓸쓸하지 않고 오히려 포근한 것은 이런 곁들임 덕분입니다.
대표 그림

이 갈래를 대표하는 소재는 국화만개입니다. 그 밖에 들국화·국화봉오리·국화잎·울타리국화·벌 같은 것들이 함께 그려집니다.
함께 보면 좋은 그림
민화는 같은 소재를 여러 그림이 나누어 씁니다. 이 마당과 소재가 겹치는 곳들입니다.
- 매화도란 무엇인가 — 눈이 녹기 전에 먼저 피는 꽃 — 사군자에서 봄을 여는 첫 자리입니다.
- 난초 그림의 매력 — 꽃보다 잎을 보는 그림 — 사군자에서 여름을 대표합니다.
- 포도 그림 — 먹 하나로 그리는 덩굴 — 「포도 넝쿨」과는 벌을 함께 씁니다.
- 한로(寒露) — 이슬이 차가워진다 — 국화가 피는 절기입니다.
같은 소재라도 어느 그림에 놓이느냐에 따라 뜻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민화를 보는 재미입니다. 한 폭만 보면 소재가 그저 장식 같지만, 여러 폭을 나란히 놓고 보면 옛사람들이 무엇을 즐겨 그렸고 무엇을 빌었는지가 드러납니다.
이 글의 그림들은 제가 만든 전연령 퍼즐 게임 「뚝딱 타일 맞추기」의 「국화 뜰」 마당에 쓰인 민화입니다. 무료이고 인터넷 없이도 열립니다 — 살펴보기
발행 2026-08-19 · 최종 확인 2026-08-19